▲ 무속인 심진송
무당은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 위해 능력 써야

“남편과 헤어지고 신병을 앓는 등 갖은 어려움을 다 겼었던 신딸은 내림굿을 받고 난 뒤부터 곧잘 맞히고 있어요. 아직은 동자 신 밖에 맞아들이지 않아서 비교적 작은 문제에 영험하지만, 3년쯤 수련하면 ‘신의 길’이 보다 넓게 보일거라며 정진하라고 일러줬습니다.”

이른바 내림굿을 치르며 ‘신장개업’을 한 무당의 신통력이 뛰어나다는 통설은 실제로 그럴까, 과장된 얘기에 불과할까.

심진송은 신을 막 받으면 모든 현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과 영험한 힘이 남달리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자기 PR시대에 사는 우리와 마찬가지고 신령님들도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 싶어하거든요. 새로운 영매를 얻게 되면 신령님들은 그를 통해 자신의 전지전능한 능력을 과시하는 겁니다. 그래서 새로 신을 받은 무당이 용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그렇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점(占)을 치는 무당의 적중률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맞는 것일까, 틀리는 것일까.

“세월이 지난다고 해서 신통력은 떨어지지 않아요, 다만 무속인으로 명성을 얻고 난 뒤에 게을러지기가 쉬운데, 그렇게 되면 전보다 영험이 뒤떨어져요. 무당은 평소에도ㅛ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접신을 위한 기도와 수련을 계속해야 하거든요.”

만일 무당이 신령의 힘을 이용해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거나, 치부하려고 들면 신은 미련없이 떠나 버린다고 심진송은 강조했다.

“무당은 아무리 노력해도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써야 합니다. 또 사적인 것보다는 공적인 문제에 관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진송은 이 같은 무속인의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검소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자식이 없는 그녀의 희망은 고아원과 양로원을 세워 외롭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돌봐 주는 것이다.

꿈에 물 건너가란 계시 받고 LA교민 초청 받아

무속점은 사안에 따라 치성도 올리고 굿판을 벌이는 등 풀어나가는 방법이 여는 역술과는 다른 점이 많다.

심진송의 경우는 찾아오는 손님들의 사주(생년월일)와 태어난 시간을 묻되, 역술책을 보면서 풀어나가지 않고 신령들의 계시를 전해준다는 것이다. 예컨대 손님이 왔을 때 사주를 물어봐 신령들이 들을 수 있도록 또박또박 얘기해 주면, 신령들이 그 손님의 길흉화복을 심진송에게 일러준다고 한다.

“오죽 답답했으면 제게 전화를 하겠습니까? 가급적이면 신당으로 걸려오는 상담 전화를 다 받아주려고 하지만, 워낙 시간에 쫓겨서 맘대로 안돼요 밀양 표충사나 계룡산 등지로 기도를 하러 갔다오면 최소한 2~3일, 사람들을 불러 예약해 놨던 굿을 하는데도 한나절은 잡아야 해요. 그러니 어디 신당에 앉아서 하루종일 손님들을 상담해 줄 시간이 없어요.”

심진송은 이 달 하순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우리 교민회 초청을 받아 10일 정도 미국을 다녀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교민회로부터 연락이 오기 전날 밤, 참 이상한 꿈을 꿨어요. 꿈속에서 나는 황금빛 잔디밭 위에 앉아 있었는데, 사방에 넓은 수로(水路)가 파여져 있었어요.

그 때 할아버지가 나타나셔서 저보고 물을 건너가라고 일러주시데요. 그 소리를 듣고 날아서 물을 건너갔더니, 할아버지께서 금고를 제게 보여주면서 ‘이 안에 뭐가 들어 있느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러나 저는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다시 할아버지께서 눈과 마음을 씻고 다시 들여다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할아버지는 금고 속의 것을 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겠구나 하고 혼잣말을 하시더니 이내 사라지셨습니다.”

심진송은 그 꿈에서 물을 건넌 것은 바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게 되는 것을 뜻하고, 금고 속의 무엇은 바로 ‘세계를 보는 눈’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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