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출마선언'..정몽준, '친박갈등해소 먼저'

[윤재현 기자]새누리당 첫 서울시장 후보로  이혜훈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혜훈 최고위원은 11일 "결국은 경제, 그래서 이혜훈"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깃발을 들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출마선언식을 갖고 "살맛나는 서울을 만드는 서울만의 방법은 결국 경제"라며 "경제는 아무나 풀 수 없으며 대한민국 대표 경제통 이혜훈 만이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 출마 선언을 한 건 이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그는 "역대 서울시장들은 모두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대권만을 위한 반쪽짜리 생각, 반쪽짜리 정책의 반복 뿐이었다"며 "정치시장에게 빼앗긴 서울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모든 이들에게 '시장 임기 중 대권을 위해 중도하차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서약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모든 국민 앞에서, 지키지 않을 경우 영원히 정치판을 떠나야 하는 서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살맛나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민과 맺을 다섯가지 계약을 제안한다"며 서울의 ▲경제혁명 ▲안전혁명 ▲주거혁명 ▲문화복지 혁명 ▲삶의 질 혁명 등 '5대 공약'을 제시했다.

이 최고위원은 특히 경제혁명 공약으로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메가 관광 인프라를 구축,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열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해외환자 100만명 유치'를 위해 권역별 특성화 의료타운을 조성하고, 중국계 금융기관 유치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권역별 대규모 창업단지도 조성, '창조경제' 실현에 이바지하겠다고도 했다.

보통 대규모로 이뤄지는 출마 선언식과는 다르게 이날 행사는 각계 초청인사 약 200명만 참석, 조용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최고위원은 마이크 대신 헤드셋을 사용, 주요 공약을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소개했다.

행사에는 새누리당 정몽준·김무성·정우택·유기준·남경필 의원을 비롯해 30여명의 동료 의원들이 참석했다. 사회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맡았다.

▲ 악수하는 이혜훈-정몽준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여부와 관련, "이혜훈 최고위원이 출마 준비를 많이하셔서 저도 출마선언을 하려면 준비를 좀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이어 정 의원은 출마로 마음을 굳힌 것이냐는 질문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우선 서울시장을 하려면 오늘 이 최고위원이 한 것처럼 시장을 왜 하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 같은 분은 하시면 정말 잘하겠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이 최고위원은 언론에서 표현할 때 '원조친박'에 해당하는데, 저는 박근혜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창이고,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제가 선대위원장을 했었으니까 앞으로 저도 친박이라고 써달라"고 당내에서 제기되는 친박(친박근혜)·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의중) 논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앞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연구모임 '통일 경제교실'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쉽게 '친박'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아주 안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당에 부담이 되고, 국민이 볼 때 실망을 느끼게 하는 단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 갈등설과 관련, "그렇게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제 '서울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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