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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와 대결을 말하다
조성주 기자  |  cielmed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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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8  20: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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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있는 이세돌
[조성주 기자] "상대 선수의 호흡과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는데…."

세계 최정상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은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벌이는 세기의 바둑 대결을 앞두고 어제(7일) 영국 방송 BBC에 "기계와 바둑을 두는 건 실제 사람하고 두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고 운을 떼고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정상적이라면 상대의 신체적 반응들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순간들도 많다"고도 했다.

이어 "기계와의 대결은 이런 것들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승부의 중요한 요소들이 빠진 대국을 벌이는 상황임을 얘기한 것이다.

이세돌 9단은 대국을 하루 앞둔 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여전히 자신감은 있다"면서도 "5-0으로 승리하는 확률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5-0 승리 혹은 한 판 정도 지는 정도로 승리를 장담했던 이세돌 9단이 승률을 조금 낮춘 이유는 알파고의 직관 능력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기자회견에서는 알고리즘을 전혀 이해 못 했는데 지금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며 "이번에 알고리즘 설명을 들으면서 인공지능이 직관을 어느 정도 모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무래도 인간의 직관력과 감각을 인공지능이 따라오기는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바둑 분야에서 인간에 도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0년뒤쯤 일이라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빨랐고, 구글의 제의를 3분만에 받아들였습니다. 호기심을 해결하려면 제가 대국하는 것이 최선이니까요. 아직 인공지능은 인간 특유의 판단력을 따라잡지 못할 것입니다."

이세돌 9단은 9일부터 5회에 걸쳐 알파고와 세기의 승부를 펼친다. 첫 대국을 하루 앞둔 8일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개회식에서 이세돌 9단은 대국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 9단은 바둑 인생 최초로 사람이 아닌 기계와 대결한다. 구글은 2014년 1월 알파고를 개발한 영국의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를 인수해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세돌 9단은 "바둑은 수읽기뿐 아니라 직관력과 판단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알파고는 인간의 바둑 실력을 모방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기술로는 잘해야 인간 실력의 70~80% 정도 따라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알파고의 강점은 체력이 튼튼하고, 절대 겁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산 속도도 빠르니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며 "다만 알파고는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경기에 임하지 않는다. 승패와 상관없이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고 이번 게임에서 내가 인간의 승리를 입증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다음은 이세돌9단과의 일문일답.

- 왜 구글 딥마인드는 이세돌 9단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

"(웃음)구글이 왜 나를 택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구글은 이세돌9단이 세계대회 18회 우승, 통산 47회 우승을 차지한 명실상부 현역 최고수란 점에서 호선을 신청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 인공지능의 승부를 받아들인 이유는

"처음에 대국 신청을 접하고 놀랐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간에 바둑으로 도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10년쯤 뒤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빨랐다. 구글의 호선 제의를 받아들이는데 3분도 안 걸렸다. 바로 승락했다. 인공지능의 바둑 실력에 호기심이 많았는데 궁금증을 직접 해결하려면 내가 대국하는게 최선이다."

- 지난해 10월 알파고가 중국 프로기사 판 후이 2단을 상대로 이긴 경기를 보았는가. 어떻게 평가하나.

"알파고와 판후이의 기보를 입수해서 봤다. 그 대국은 데이터로서 크게 의미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알파고 실력은 프로는 못 되고 아마추어 최고 수준 정도였다. 판 후이 경기 이후 5개월이 흘렀는데 그 사이 알파고가 얼마나 강해졌는지가 관건이다."

- 중국 판후이 2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첫판에서 진 뒤 연거푸 패배했다. 첫판에 따라 경기 영향이 큰 것 같다.

"내가 첫판에서 진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설마 첫판에서 진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결승전에서 첫판을 졌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얻은 경험이 있다. 알파고와의 심리전은 가상훈련을 통해 연마하고 있다."

- 가상훈련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컴퓨터로 연습을 한다는건가.

"컴퓨터로 연습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실천하는 가상훈련은 실제의 바둑판 없이 머릿속

- 이세돌9단의 장점은 변칙적 수다. 알파고를 상대로 초반 '흔들기' 전략을 펼칠 것인가

"변칙적 수를 두고 싶다고 해서 두는 건 아니고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억지로 변칙적 수를 만들진 않겠다."

- 이세돌 9단은 "인간적 실수가 나오면 완승을 못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평소 5대0 압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는데 한발짝 물러선 느낌이다. 결과 예측을 바꾼 것인가.

"나는 프로기사로서 오랫동안 활동해서 실수를 별로 하지 않는다.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수가 나온다면 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알파고는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경기에 임하지 않는다.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고 이번 게임에서 내가 인간의 승리를 입증하겠다."

- 이세돌9단이 한 번이라도 지면 바둑계에 타격이 있을텐데.

"한판 진다고 바둑계가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인공지능의 역사에 한 획을 긋지 않겠나. 5대0 완승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언젠가 인간이 인공지능에 패배하리라 본다. 지금같은 IT 시대를 살아가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바둑의 고유 가치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 사람끼리 바둑을 두면 상대방의 기운과 착수 태도로 수를 읽을 수 있다. 알파고는 시각적 피드백이 없다. 이 부분이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가.(구글은 알파고의 바둑돌을 대신 놓아주는 직원을 앉힐 예정이다. 해당 구글 직원은 바둑 아마추어다.)

"시각적 피드백의 영향이 몇 퍼센트가 되는지 따지는 것은 어렵다. 어찌됐든 인간적 요소가 결여됐다. 나혼자 바둑 두는 느낌일 수 있다.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유의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 이기든 지든 알파고에 배울 점이 있다고 보는가.

"인공지능과 겨룬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경험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지 않겠나.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이를 계기로 꼭 성장하겠다."

- 인간이 알파고보다 뛰어난 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알파고는 인간의 바둑 실력을 모방하는 프로그램일 뿐이다. 인간의 직관력과 판단력을 100% 구현하지 못한다. 잘해야 70~80% 따라잡는다. 알파고의 세부적 약점은 대국을 벌이면서 파악될 것이다."

- 반대로 인간이 알파고에 불리한 점은 무엇이겠는가.

"알파고의 강점은 피로하지 않고, 절대 겁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이다. 연산 속도도 빠르다. 인공지능의 신속함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가. 컴퓨터를 하루에 얼마나 다루나.

"컴퓨터를 많이 사용한다. 사용 시간량에서 보면 컴퓨터와 친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이 아닌 일반적 작업을 주로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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