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CES서 PBV 콘셉트 3종 공개
'PV' 시리즈 2025년부터 출시 예정
고객 맞춤형 공간 활용도 극대화
출퇴근·물류·레저 등 다용도 가능
연 15만대 규모 '이보플랜트' 건설
앱마켓 등 PBV 전용 SW도 준비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

[정재원 기자] 운전석이 책상 역할을 하고, 운전대는 램프로 변신한다. 차량에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처럼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주말에는 출퇴근용 차량 뒤쪽 모듈만 교체하면 순식간에 멋진 캠핑카로 활용할 수 있다.

기아는 8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이같이 새로운 개념의 맞춤형 목적기반차량(PBV) 제품군을 공개했다.

기아의 PBV 제품군은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디자인이 특징으로, 스케이트보드 기반의 전용 플랫폼 위에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모듈(어퍼바디)을 체결하는 형태로 제작돼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특히 기아가 오는 2025년 출시 예정인 첫 전용 PBV 모델인 PV5는 긴 휠베이스로 넓고 평평한 실내 공간을 갖췄으며, 책상과 같은 평면을 제공하는 운전석과 위로 꺾어서 책상 램프로 활용할 수 있는 운전대가 사무실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PV5는 ▲베이직(Basic) ▲딜리버리(Van) ▲딜리버리 하이루프(High Roof) ▲샤시캡(Chassis Cab)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향후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합작회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로보택시 모델도 선보인다.

기아는 CES 2024에서 PV5 콘셉트 모델 이외에도 PV7과 PV1 콘셉트 실물도 공개했다. 대형 PBV인 PV7은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주행 거리도 길어 다양한 용도에 적합한 모델이다.

소형 PBV인 PV1는 단거리 물류 운송에 최적화된 모델로, 드라이빙 모듈을 사용해 좁은 공간에서 회전 반경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직각 운행이나 사선 주행, 제자리 회전, 피봇턴 등이 가능해 좁은 공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기아는 장거리 물류에 특화된 PV7과 민첩한 이동이 가능한 PV1의 시너지를 통해 물류의 시작부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배송의 마지막 단계)까지 포괄하는 최적의 운송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카림 하비브 기아 부사장은 "기아가 선사할 PBV 경험은 차량의 물리적 경계를 넘어 고객의 삶과 필요에 맞춰 확장될 것"이라며 "기아 PBV는 고객들의 일상을 보다 효율적이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비즈니스 및 라이프스타일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듈 교체형 설계…생산방식도 혁신

기아는 PBV 상품기획·개발 단계부터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고객 참여형 차량 개발 프로세스'를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고객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PBV 전용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기 화성에 있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PBV 전기차 전용공장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구축하고 있다. 진화를 뜻하는 이볼루션에서 이름을 따온 이 공장은 디지털과 로봇 기술이 적용된 컨베이어 시스템과 셀 생산방식이 접목된 스마트 팩토리로 지어진다.

기아 PBV의 혁신은 '이지스왑(Easy Swap)' 기술에 힘입어 극대화될 전망이다. 이지스왑은 소비자의 스타일에 맞게 라이프 모듈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통적인 볼트 체결 방식 대신 마그네틱 체결과 기계적 체결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유닛을 통해 별도의 차량을 신규로 구입하지 않아도 원하는 비즈니스 형태에 따라 차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기아 PBV의 다품종 소량생산 생산체계를 이끌 '다이나믹 하이브리드(Dynamic Hybrid)' 기술도 눈길을 끈다. 다이나믹 하이브리드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차체 크기나 높이 등을 기호에 맞게 조정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향후 본격화될 다품종 소량생산에 대응할 수 있는 수평·수직적 확장이 가능한 조립방식으로 꼽힌다.

PBV 전용 소프트웨어

기아는 PBV 솔루션 전용 소프트웨어도 준비 중이다. 크게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FMS(차량 관제 시스템) ▲충전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IVI는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 PBV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 바로 반영하거나 제3자(3rd Party) 개발자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이동 과정에서 최신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충전이나 주차, 결제 등 데이터와 결합된 개인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PBV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인 FMS는 데이터 수집이나 관리 용도의 별도 기기 없이도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운행 제어가 가능하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운행패턴과 고장형태를 분석해 운전자에게 예측 정비 정보를 제공한다.

충전은 충전 스케줄이나 운행경로, 일정 등을 고려한 충전 컨설팅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충전 일정과 충전소를 안내한다. 또 V2X(차량사물통신) 등 최적의 충전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고밀도 에너지 배터리를 활용해 모바일 기기나 비상 장비 등에도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피에르 마르탱 보 기아 PBV비즈니스 사업부 상무는 "기아 PBV의 소프트웨어는 이동 편의성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고객 비즈니스 차별화까지 도모한다"며 "기아 PBV는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축적하며 차량 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사회 인프라를 통합시킬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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