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 사고는 샌드위치 판넬 구조로 된 조립식 건물의 구조적 설계가 미흡한 탓에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샌드위치 판넬은 앞뒤 양면이 철판으로 된 판넬 사이에 스티로폼이 끼워진 건축 자재다. 주로 창고나 비닐하우스의 단열재로 사용된다.

다른 건축 자재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몇 배 이상 값이 싸고 시공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건축 자재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샌드위치 판넬은 화재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지붕으로 사용될 경우 하중을 견딜 수 없어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맹점을 갖는다.

이날 사고도 체육관 지붕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80㎝ 가량 쌓인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눈이 1㎡의 면적에 50㎝ 정도 쌓이면 그 무게가 평균 1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 체육관이 1205㎡의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200t에 달하는 무게가 지붕을 짖누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붕의 하중에 대한 구조설계 기준이 마련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샌드위치 판넬만으로 하중을 지지하길 기대할 수 없다"며 "이를 고정하는 '퍼린(Perlin)'이라는 철골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는데 사고 체육관은 이 퍼린 설치가 촘촘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동안 눈으로 인한 크고 작은 지붕 붕괴 사고가 많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지진에 버티는 '내진'과 바람에 버티는 '내풍' 설계와 같이 눈 등으로 인한 지붕의 하중을 버틸 수 있는 구조 설계 기준이 마련되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17일 오후 9시7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 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부산외대 학생 등 1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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